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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칼럼/ 로봇이 춤추는 시대,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26-02-26

정수현 충북인적자원개발위원회 수석연구원

지난 2월 16일, 중국에서 특별한 공연이 있었다. 매년 CCTV를 통해 전 세계에 방영되는 춘절 갈라쇼에서 중국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검과 봉, 쌍절곤을 휘두르며 인간 어린이 연기자들과 무술 시범을 선보인 것이다. 특히 ‘취권’ 특유의 비틀거리는 움직임과 뒤로 넘어지는 동작까지 구현한 장면은 단순한 기술 시연을 넘어, 인공지능이 물리적 세계를 얼마나 정교하게 이해하고 제어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었다.
AI는 더 이상 미래의 담론이 아니다. 이미 산업 현장과 사무공간, 그리고 우리의 일상 속에서 일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우리 충북의 산업 구조를 보더라도 이 변화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대응의 과제다. 제조업과 중소기업 비중이 높은 지역 특성상, 자동화와 디지털 전환의 속도는 곧 기업 경쟁력과 직결된다. 이제 직업훈련은 단순 기능 습득을 넘어, 인공지능과 협업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는 방향으로 전환돼야 한다.

OECD(2023)가 발간한 보고서는 한국 기업의 AI 도입이 직무 단위의 변화를 빠르게 촉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AI를 도입한 기업의 절반 이상이 기존 업무 일부를 자동화했으며, 상당수는 근로자에게 더 높은 수준의 디지털 역량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문제는 기술 확산 속도에 비해 성인 학습 참여율과 재교육 체계는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이는 지역 차원에서 선제적 직업훈련 전략이 필요함을 의미하며, 산업 발전의 속도와 직업능력 정책의 방향을 정합적으로 맞춰야 할 시점임을 시사한다.

이러한 흐름은 매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에서도 확인된다.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인 CES는 단순한 박람회가 아니라, 기술 산업의 미래 방향을 보여주는 무대다. 이 자리에서 주목받아 온 Boston Dynamics의 Atlas는 점프와 회전, 균형 유지 및 단순작업을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장면은 ‘Physical AI’의 가능성과 단순직무의 대체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는 우리 충북 반도체·이차전지·바이오 등의 산업이 자동화 중심으로 재편되는 현실을 고려하면, 현재의 단순 반복 기능 중심의 훈련으로는 미래 직업교육훈련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

직업훈련은 새로운 시대에 적합한 로봇 운용, 센서 데이터 해석, 공정 자동화 제어, 사람-기계 협업(HRC)과 같은 실습 중심 역량을 포함해야 한다. 현장에서 바로 적용 가능한 문제해결 능력을 길러내야 하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중국 춘절 로봇 공연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읽을 수 있다. 중국의 Unitree Robotics 등 기업이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아틀라스 등은 이제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AI 기반 로봇 기술이 사회·문화·산업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물리적 판단과 집단 제어가 가능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점에서 산업 현장의 자동화와 서비스 로봇 확산은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AI는 일자리를 단순히 없애는 것이 아니라 직무의 내용과 요구 역량을 재정의 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

반복 업무는 감소하겠지만, AI를 활용해 공정을 설계하고 데이터를 분석하며 시스템을 유지·관리하는 직무는 확대될 것이다.

이 전환의 지점에서 우리는 불명확한 미래를 대처할 수 있는 전략을 제시해야 한다. 지역 주력 산업과 연계한 AI 활용 직무훈련을 체계화하고, Physical AI 기반 실습 인프라를 확충하며, 중소기업 재직자 대상 전환훈련을 강화해야 한다.

AI시대의 직업훈련은 단순한 기술교육이 아니다. 그것은 지역 산업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을 좌우하는 전략적 투자다. 충북이 제조 중심 지역을 넘어 ‘AI 활용 역량이 높은 지역’으로 도약할 수 있다면, 이는 곧 기업 경쟁력 강화와 청년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것이다.

기술은 이미 움직이고 있다. 이제 남은 과제는 기술의 속도를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그 속도를 따라잡는 교육과 훈련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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