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의 고용지표는 여전히 양호하다. 국가데이터처와 충청지방데이터청의 「2026년 8월 고용동향과 충청지역 고용동향」에 따르면 충북의 고용률은 67.0%, 실업률은 1.0%다. 고용률과 실업률이 전국 3번째로, 전국 지역 노동시장지표에서 보면 충북은 안정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기업 현장을 만나면 다른 이야기를 듣게 된다. “사람을 구하기 어렵다”, “뽑아도 오래 근무하지 않는다”, “필요한 기술을 가진 사람이 없다”는 이야기가 여전히 반복된다. 그렇다고 지역에 직업훈련이 부족한 것도 아니다. 충북지역인적자원개발위원회(이하 인자위)의 「2026년 충북지역 인력양성기본계획」HRD-Net·고용보험 DB 연계자료에 따르면 2024년 충북의 구직자 대상 양성훈련 실시인원은 6,261명, 재직자 대상 향상훈련 실시인원은 2만9,307명이다. 합하면 약 3만5,500명 규모의 훈련 참여가 이루어진 셈이다. 향상훈련만 보더라도 훈련정원은 4만9,471명에 달했고, 이중 2만6,830명이 직업훈련과정을 수료했다. 더욱이 RISE사업(지역대학혁신지원사업)에서 18개 대학에서 제공한 평생직업훈련, 기초지자체에서 제공하는 직업훈련 등을 따지면, 우리 지역에서 적지 않은 교육과 훈련이 지원되고, 실행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왜 기업은 계속 사람이 없다고 할까? 이제는 직업훈련의 ‘양’만으로 이 문제를 설명하기 어렵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이 훈련했는가보다 어떤 사람을 키웠고, 그 사람이 실제 기업이 필요로 하는 직무와 얼마나 잘 연결됐는가이다. 더욱이 기업이 요구하는 인력의 모습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기초적인 기능을 요구하던 직업훈련의 기능이 AI와 AX, 로봇과 자동화가 제조현장으로 들어오면서 단순 반복업무에 대한 수요는 줄어드는 반면 자동화설비를 운영하고, 데이터를 분석하고, 품질을 관리하며, AI와 함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인력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다. 오늘 필요한 인력을 기준으로 교육과정을 만들었는데 훈련을 마칠 때쯤 기업의 직무가 달라져 있다면 아무리 많은 훈련을 제공해도 미스매치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제 지역 인력양성의 질문도 달라져야 한다. ‘몇 명을 훈련할 것인가’에서 ‘지역기업이 앞으로 어떤 사람을 필요로 하는가’로 바뀌어야 한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기업이 움직여야 한다. 기업은 단순히 인력이 부족하다고 말하는 것을 넘어 향후 어떤 기술을 도입하고, 어떤 직무가 변화하며, 어떤 숙련을 갖춘 사람이 필요한지를 지역사회에 알려줘야 한다. 인력양성기관 역시 기업의 현재 채용수요 뿐만 아니라 3년, 5년 뒤의 직무변화까지 파악해야 한다. 노조와 근로자의 참여도 중요하다. 기술변화를 일자리 감소의 문제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어떤 업무가 줄어들고 어떤 새로운 업무가 생겨나는지를 노사가 함께 논의해야 한다. 기술을 도입한 뒤 남는 인력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을 도입하기 전부터 근로자의 재교육과 직무전환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 실직 이후의 훈련보다 실직을 예방하는 훈련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지자체의 역할도 달라져야 한다. 산업정책과 일자리정책, 인력양성정책을 각각 따로 추진해서는 안 된다. 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 모빌리티 등 지역이 육성하려는 산업이 있다면, 그 산업에 앞으로 어떤 직무와 숙련이 필요한지를 함께 설계하고, 대학·직업계고·훈련기관의 교육과 연결해야 한다. 지역인자위를 비롯한 고용유관기관은 이들을 연결하는 플랫폼이 돼야 한다. 기업의 수요를 조사하고 보고서를 만드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직무변화 → 인력수요 예측 → 훈련과정 설계 → 인재양성 → 취업·재직 → 직무전환이 하나의 체계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 결국 필요한 것은 많은 훈련이 아니다. 잘 맞는 훈련이다. 기업은 필요한 사람을 이야기하고, 노조와 근로자는 변화에 참여하며, 지자체는 산업과 고용정책을 연결하고, 고용유관기관은 이를 실제 교육훈련과 취업으로 이어줘야 한다. 각각의 기관이 가지고 있는 정보와 정책, 예산과 역량이 한 방향으로 움직일 때 지역의 인력 미스매치를 줄일 수 있다. 사람이 없는 것만이 문제는 아니다. 사람을 키우면서도 필요한 곳으로 제대로 연결하지 못한다면 그것이 더 큰 문제다. 이제 충북의 인력양성은 ‘얼마나 많이 훈련했는가’에서 ‘얼마나 잘 연결했는가’로 성과의 기준을 바꿔야 한다.
“직업훈련은 많다. 이제는 함께 연결할 때다.”